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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물원&야생공원/인도네시아 여행

인도네시아 여행 (15) 족자카르타에서 자카르타까지 이동 (feat. 모나스까지 밤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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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 바퉁--> 발리 --> 족자카르타-->자카르타로 이어지는 여정 중 족자카르타에서 자카르타로 이동하는 날이고 이제 인도네시아 여행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었다. 

 

욕야카르타 국제 공항(YIA)에서 10시 비행기인지라 족자 기차역에서 6:30분 기차를 타기로 예약을 했기에 숙소에서는 5시 50분 체크아웃을 하고 역으로 향했다. 새벽 온도가 20℃ 전후인지라 거리의 벤치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도 간혹 보이는 새벽 길을 걸어 역으로 갔다. 어쩌면 다시 올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기에 내가 보는 모든 거리의 풍경들이 동화 속 삽화들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역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곧 도착 할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기차는 아직 도착 할 시간이 30분 정도 남은 관계로 대기실에 있는 의자에 앉아 주변을 돌아보았다. 표를 살 수 있는 기계들이 있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앱으로 구매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반드시 사람을 거쳐야했었는데 그 자리를 기계들이 조금씩 대신했다가 이젠 기계 마저도 별 의미없이 휴대폰 속에 든 앱으로 대부분을 해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내가 예약한 기차가 들어 올 시간이 다가와 줄을 섰다. 열차 시간 10-15분 정도 전에 줄을 서기 시작한 것 같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혹시 좌석이 부족한 것은 아닐지 걱정을 하였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

좌석은 말그대로 자유석. 자기가 앉고 싶은 빈자리에 앉으면 된다. 혼자 여행하는 경우라면 빈자리 어디라도 앉을 수 있기 때문에 편할 수도 있지만 여러명이 여행 할 경우에는 인원수만큼 원하는 곳에 빈자리가 없어 떨어져 앉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지정석보다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창 밖으로 인도네시아의 전원 풍경이 펼쳐지지만 열차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아마도 공항에서 족자까지만 운행되기에 공항에서 족자를 갈때는 진행 방향이고 반대로 족자에서 공항으로 갈 때는 역방향으로 되는 것 같다. 

좌석에는 전원 콘센트도 설치되어 있다. 족자에서 공항까지 30분 정도 걸리는지라 크게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휴대폰 배터리가 얼마남지 않았거나 기차 안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

30여분을 달려 욕야카르타 국제공항(YIA)에 도착을 했다. 발리에서 족자에 온 날 이곳을 거쳐 갔을터이지만 모든 것들이 생소하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들을 따라 걷다보니 공항입구에 도착을 하였다. 

공항내에서도 기도를 올릴 수 있는 기도실이 마련되어 있고 안내 표지판에도 방향이 표시되어 있다. 새벽 5시, 오후 1시, 오후 3시, 오후 6시, 오후 7시 하루에 5번 기도를 한다. 당연히 기도시간에는 대부분의 활동이 멈추게 된다. 기도 시간에 편의점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일하시는 분 4-5명이 둥글게 서서 기도를 하고 있었고 그 중에서 한 사람이 계산대로 와서 계산을 해 주었었다. 

이슬람이 절대 다수이고 문화의 근간을 이루긴 하지만  아주 철저하게 이슬람 교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이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특정 종교에 독실한 신자도 있고 무늬만 신자인 사람도 있으니까.

공항에 있는 Roti'o에서 커피와 모카번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공항이라는 곳이 특정국가나 특정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지라 그 나라나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그곳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통미술, 전통 공예, 조각, 전통 의상 등을 보여주려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동 중에 잠시 멈추어서서 그들이 보여주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

공항 한켠에는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의 TV가 전시되고 있었다. 물론 협찬이나 별도의 광고비가 지불되었겠지만 외국에서 만나는 한글, 한국 상품, 우리나라 기업의 로고를 보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자카르타행 비행기를 타는 탑승구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탑승구 주변 빈의자에 앉아 주위를 보니 아이들을 위한 비행기 모형의 미끄럼틀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 여러 공항을 다녀보았지만 비행기 모양의 미끄럼틀이 놓여진 공항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이 공간에 이것을 설치한 사람은 아이가 있거나 아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사람이 모든 것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자기가 필요하거나 관심 사항이 다르기에 아이가 없거나 아이가 다 자란 사람의 시각에서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가솔린 자동차 타는 사람이 전기차 충전기가 어디에 있던 별 관심이 없는 것이나 기저기 갈아 줄 필요가 없는 사람이 공중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시설이 있던 없던 별 관심이 없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탑승구에서 먼 위치부터 탑승을 시키기에 내 차례가 되기를 기다려 순서에 되어 탑승을 했다.

족자에서 자카르타까지 비행 시간은 1시간 남짓이지만 생수와 빵 1개가 제공이 되었다.  

1시간여의 비행 후에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을 했다.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CGK, Soe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 )은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를 오던 날과 인도네시아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다시 자카르타로 돌아오는 날 두번 방문을 하는 것이지만 첫날은 국제선이었고 오늘은 국내선으로 도착을 하게 된 것이다. 

공항을 빠져나가는 길에 중간중간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 그림들이 좀 어린이들의 그림같기도하고 해서 벽에다가 이런 만화에 가까운 그림들을 그려두는 취향 참 독특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 그림 하나하나에는 소화기가 놓여져 있었다. 

 

덩그러니 소화기만 놓아두기는 아쉬운 듯 소화기와 조화를 이루는 그림을 그려둔 것 같았다. 예전에  한국의 커뮤니티에도 이와 관련한 사진과 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부정적인 의견도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화재시에 그림으로 인해 소화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였던 것 같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불이 났을 때 그림이 그려진 벽으로 달려가면 소화기가 있다는 이야기이기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 같다. 

호텔로 가기 위해 공항 밖으로 나오니 그랩과 고젝을 탈 수 있는 표지판이 있다. 그랩쪽에 기다리는 사람이 더 많아서 난 고젝을 이용하기로 했다. 본사가 싱가폴에 있는 그랩은 동남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고젝은  인도네시아 회사이기에 인도네시아 위주의 영업을 한다. 

 

가격도 그랩에 비해서 고젝이 조금 싸다고 하는데 그랩보다는 고젝만을 이용했기에 그랩과 어느 정도의 가격차이가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용객이 많아서인지 공항의 그랩과 고젝을 이용할 수 있는 위치 주변에는 해당 회사의 직원들이 상주하여 차량 호출과 탑승을 도와준다. 

얼마되지 않아 차를 탈 수 있었고 이제 도심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자카르타의 교통지옥에 대해서 출국 전부터 들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느정도인지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어났다. 

 

알다시피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이다. 면적은 662㎢에 인구는 1,000만명이 조금 넘는다. 서울은 면적이 605 ㎢에 940만명 정도 되니 서울과 자카르타는 거의 비슷한 크기와 인구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서울의 교통지옥도 만만치 않은데 자카르타는 도대체 어떻길래? 

평일 12시경이라 그런지 교통지옥이라 불릴 정도의 체증은 없이 호텔에 도착을 했다. 인도네시아 여행에서도 모든 숙소는 부킹닷컴을 통해서 했고 자카르타의 '밀레니엄 호텔 시리 자카르타'도 마찬가지였다. 

 

자카르타에서 가 볼만한 곳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지정하려 하였는데 모나스 광장, 국립 박물관 등이 그 후보지였다. 국립박물관은 인도네시아 방문을 며칠 앞두고 화재가 발생하여 내부 수리로 한동안 폐쇄되었기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모나스까지는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위치였다.  

호텔의 직원들은 친절했다. 체크인 할 때 한국인임을 알고 한국어 인사를 건넸는데 약간 틀리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어로 인사를 해 주는 정성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침대 머리맡에 스텐드들이 여러개 있어 콘센트에 여유가 없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만족스런 호텔이었다. 

그리고 호텔 예약 사이트에 적혀진 후기에는 주변에 식당이나 마트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글들이 있었는데 구글맵에 마트나 레스토랑으로 검색을 하면 꽤 많은 마트와 식당들이 검색되었다. 그리고 인근 감비르역 주변에는 거의 모든 우명 프랜차이즈며 지역 식당들이 모여 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모나스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구글맵에서 보기에는 별로 멀어보이지 않아 시작한 걸음이지만 실제로 생소한 길을 구글맵에 의존하여 가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고 또 한편으로는 호텔에서 가까운 모나스 출입구가 밤에는 폐쇄되어 그 주변을 돌아가느라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 

계획은 빨강색 코스, 실제는 검정색 코스

모나스 주변 한켠에는 야시장도 있었는데 자카르타 도심 속에서의 야시장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모나스는 국립 기념탑이라는 Monumen Nasional에서 나왔다. 인도네시아가 네델란드의 오랜 식민지였다가 독립을 했기에 독립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1961년에 건설이 시작되어 1975년에 완공 된 높이 133m의 거대한 탑이다. 외국인 여행자의 눈에는 100m가 넘는 탑 정도로 보일테지만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저 높게 솟아오른 탑을 보면서 인도네시아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또 언제인가는 세계에 우뚝 설 그날을 기대하지 않을까?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규모의 인구수와 풍부한 천연자원( 니켈 매장량 1위. 이외에도 석유, 천연가스 등 자원이 세계 10위권 )을 앞세워 지난 10년간 매년 5%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그 결과 GDP 규모 세계 20위권 안으로 진입을 했다.

 

참고로 현재 명목 GDP 세계 순위를 살펴보자면

1위 미국 / 2위 중국 / 3위 독일 / 4위 일본 / 5위 인도 / 6위 영국 / 7위 프랑스 / 8위 이탈리아 / 9위 브라질 / 10위 캐나다 / 11위 멕시코 / 12위 러시아 / 13위 대한민국 / 14위 호주 / 15위 스페인 / 16위 인도네시아 / 17위 튀르키예 / 18위 네델란드 / 19위 사우디아라비아 / 20위 스위스 

 

그리고 2040년에는 세계 5대 경제대국을 목표로 하고 있고 2050년에는 미국, 중국, 인도와 함께 세계 4대 경제강국을 예상하고 있는 전망치도 있다. 만약 전망치대로 된다면 공교롭게도 세계 인구 순위 4강이 곧 세계 경제대국4강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다고 볼 수 있다.  

모나스 광장 인근에는 감비르 역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울역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간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스타벅스, KFC, 맥도날드 등 

나는 수 많은 상점 중에서 BEARD PAPA'S라는 곳에서 몇개의 빵을 샀다. 

내가 자카르타에서 마나도행 비행기를 탔을 때 많은 사람들 손에 들려있던 봉투 속에 담긴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맛이 어떨지 정말 궁금했었는데 이곳에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먹어보니 슈크림이 듬뿍 들어간 빵이다. 

BEARD PAPA'S가 한국에는 없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한국에도 몇 군데가 있고 그 몇 안되는 매장 중 한곳이 우리집 근처에 있다는 사실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이리 어두울 줄이야. 집 근처에 매장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머나먼 인도네시아까지 가서 그 맛이 궁금해서 먹어보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