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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물원&야생공원/인도네시아 여행

인도네시아 여행 (8) Tangkoko national park 두번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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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은 나 혼자 투어를 신청했다. 숙박업소에는 4개 정도의 방이 있고 거의 매일 3-4개의 방이 차 있는 상태이기에 투어 인원이 많으면 최대 7-8명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숙박을 한 인원들이 모두 탕코코 공원의 투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는 토모혼 투어나 조류 탐사 등을 가기에 3-4명 정도가 참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날은 공교롭게도 나 혼자만 투어를 신청한 날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투어 인원이 없을 경우 투어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기에 혹시 못가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나혼자만을 위한 투어는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5시 30분경에 식당에 올라가 토스트 2조각과 커피로 간단하게 요기를 했다. 마침 일출 시간인지라 식당 아래로 펼쳐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니 바다의 방향이 아니라 숙소 맞은편 산 너머에서 해가 떠 올랐다. 

지붕이 보이는 건물이 내가 머물던 숙소. 나 혼자 잔다.

동일한 투어를 두번째하는지라 어제는 처음부터 주위를 살필 여유도 없이 그저 가이드를 놓칠까봐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면서 바짝 뒤를 따랐다면 오늘은 약간의 여유가 생겨 시야를 돌려 여기저기를 바라보았다.

공원 주차장 입구에서 얼마간 올라가니 어제는 보지 못했던 동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흉상 주인공의 외모로 보아 서양인이 분명한데 그는 어떤 공로가 있기에 이곳 탕코코 국립공원의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을까? 

 

그의 이름은 알프레드 러셀 월리스 (Alfred Russel Wallace)이다. 이 사람의 이름을 생물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여행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인도네시아의 동물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본 자료 중에 Wallace Line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이 가상의 선이 바로 월리스가 발견한 것이다. 

 

월리스(1823~ 1913)는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마존강 유역의 생물 수집(1848~1852)과 연구과 인도네시아 말레이 반도에서의 생물 수집과 연구(1854~1862)를 했다. 

인도네시아의 생물을 연구하다가 오세아니아의 생물과 아시아의 생물이 특정 지역을 경계로 해서 분포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지역적 경계선을 월리스 라인(Wallace Line )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월리스는 다윈과 동시대에 진화론을 연구한 것으로도 유명하고 일부에서는 다윈이 월리스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하기도 했지만 다윈이 월리스보다 20여년전에 진화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어쨌든 인도네시아의 국립공원의 한켠에 자리를 자리하고 있을 정도로 월리스는 인도네시아에서 오랜시간 이곳의 생물에 대해서 연구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가이드 사카르씨는 특별히 요구하지 않더라도 관광객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이 뛰어난 듯 했다. 내가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았음에도 원숭이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오늘 투어의 대부분을 검둥이 원숭이를 보는데에 할애 해 주었다. 아마 투어에 다른 일행이 있었다면 접근하기 힘들었을 지역까지 나를 안내 해 주었고 덕분에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면까지 볼 수 있었다. 

 

이틀간의 탕코코 투어를 마무리하고 내일은 다음 여행지인 발리를 향해 떠나는 날이다. 인도네시아 첫번째 여행지에서 내가 원하던 검둥이 원숭이가 자연과 어우러져 마음껏 노는 모습을 보니 여행의 절반을 완성한 느낌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곳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맞이했다. 

 

스프는 호박스프 

메인요리는 야채볶음과 닭고기 요리였는데 전체적으로 양이 평소보다 2배는 되는 것 같았다. 그동안 모든 끼니를 깨끗하게 비우다보니 쥔장이 『 어디까지 먹나 보자구? 』라는 심정으로 음식을 담았는지 아니면 마지막 식사이기에 아쉬운 마음을 듬뿍 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매 끼니 식사를 한 이후로 처음으로 음식을 남겼다. 

다음날 공항까지의 차량 이동을 위하여 새벽 5시 30분에 식사를 하고 6시에 출발을 하기로 했다. 좀 이른 출발이긴 했지만 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남는 시간 마나도 공항을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