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도 공항(MDC, Sam Ratulangi International Airport )에 도착하기 전부터 비행기 유리창 밖으로는 빗방울이 부딪히기 시작했다.이 날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본 비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2주일 동안 유일하게 비를 본 것이었고 이날 이후로 발리, 족자카르타, 자카르타에 있는 동안 비는 전혀 내리지 않았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ATM을 찾았으니 보이지 않아 그냥 출구로 향했다. 미리 공항에서 숙소까지 픽업을 요청한 상태였기에 출구의 유리창 너머로 내 이름이 적혀진 종이를 든 분이 보였고 가볍게 목례를 해서 내가 그 이름의 주인공임을 알렸다.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인양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니 옆에 또 한분의 여자분이 인사를 한다. 운전 하시는 분이 영어를 잘못하시니 영어를 하시는 분을 동반하신 듯 했다.
숙소까지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릴것이라는 이야기와 비용을 말씀하셨는데 비용 부분은 이미 숙소의 규정된 요금이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었다. 참고로 마나도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60Km 정도되고 픽업 비용은 400,000IDR로 한화로 40,000원 조금 안되는 비용이다. 참고로 한국 택시비로 60km 정도를 계산 해 보니 6-7만원 정도가 된다.

숙소에서 현찰만으로 결제를 요구하는 곳들이 있는지라 ATM이 있는 곳에서 잠시 내려 현찰을 찾았다. 자카르타 공항에서는 100,000IDR 지폐(한국의 만원권 정도)로 나왔는데 이곳에서는 50,000IDR 지폐(한국의 5,000원권 정도)로 나와서 지갑이 갑자기 두둑해 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ATM기마다 지급되는 화폐가 어느 것인지 써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안 써있는 경우도 있지만 작은 도시에서는 50,000IDR 지폐가 주로 나오고 대도시에서는 100,000IDR, 50,000IDR 지폐가 나오는 ATM이 골고루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100,000IDR(한국으로 보자면 만원권)이 부피가 작아서 좋은 것 같다.
차창으로 지나가는 야자수의 모습을 보다가 무사 도착 카톡을 보내려고 보니 로밍을 해 왔던 통신사의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문자, 카톡, 전화, 웹서핑 등 모든 기능이 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적잖게 당황이 되었다. 몇번이나 휴대폰을 껏다켰다를 반복하고 로밍 수신 통신사를 수동으로 잡아보려 했으나 아무리 해도 되지를 않았다. 이곳에서 사고를 당한다면 그 누구도 나의 존재를 추적하기 힘들것이라는 무서운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한국을 떠나오기전 인터넷에서 접했던 마치 유행처럼 퍼졌던 끔찍한 사건들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리 속에 프로그램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휴대폰의 로밍을 제대로 돌리기 위해 시간을 보냈나보다. 양옆으로 무성하게 자란 열대우림 사이에 난 꾸불꾸불한 포장도로를 달리다가 속도를 줄이며 흙길로 접어들 때 숙소가 가까와졌음을 직감했다.

야자수와 이름모를 열대식물들 사이에 자리잡은 숙소는 예전 세필록의 오랑우탄 보호구역에 있을 때 묵었던 숙소와 유사했고 시설도 거의 동급이었던 것 같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부족하지만 이런 곳에 이정도 시설이면 괜찮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솟아나는 숙소.
ANA라고 하는 주인분이 미리 숙소 앞의 작은 주차장에 나와 반갑게 마중을 해 주셨고 방을 알려주셨다. 방에 들어서니 책상 위에 몇장의 프린트물이 올려져 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간(오지?에 있는지라 삼시세끼 비용이 전부 숙박비에 포함이 되어 있다)부터 와이파이 하는 법, 탕코코 공원 투어 및 기타 주변 투어 비용부터 시간까지 자세히 나와있어 꽤 관심있게 읽어보았다.
프린트물 중에서 필요한 내용만 별도로 메모지에 요약을 했다.
- 아침식사 : 07:30 - 10:00
( 투어나 공항 관련하여 이른아침에 식사가 필요할 경우 05:00부터 간단한 식사 준비해줌 )
점심식사 : 12:30 - 14:00
저녁식사 : 19:00 - 21:30
- 인터넷 : 아침 - 21:30분까지 ( 아침에 인터넷을 켜는 시간은 조금씩 다름. 새벽 5시부터 켜질때도 있고 이보다 늦게 켜질 때도 있음. 식당에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이 인터넷 공유기 켜는 시간인 듯 )
- 전기 : 04:30 - 23:00 ( 전기는 24시간 가동 됨. 단 가끔 짧은 시간동안 정전되는 경우 있음)
- 공항 <---> 숙소 PICK UP 비용 400,000IDR
- 탕코코 공원 투어 : 공원입장료 100,000IDR
가이드 및 투어비용 : 335,000IDR /人 ( 월 ~ 금요일 )
500,000IDR / 人 (토, 일, 휴일 )
( Morning Tour 06:00~10:00 / Afternoon Tour 16:30-18:30)
오전투어와 오후투어는 별도의 개념이 아니라 투어를 신청하면 하루(오전과 오후) 동안 하는 것임.
- Bird Tour : 555,000IDR / 人
( Morning Tour : 06:00 - 11:30 / Afternoon Tour 15:00 - 18:00
이외에도 토모혼 투어( 토모혼 유명한 식육시장 관광포함 )도 있는데 크게 관심이 없어서 적지 않음. 토모혼 식육시장의 경우 EBS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알려져있지만 식육시장의 풍경과 냄새가 상상되어 도저히 갈 자신이 없었음.
개인적으로는 버드투어 보다는 탕코코 투어만 2일간 했음.

사방이 모기장에 둘러쌓인 침대는 모기 및 벌레에 대한 고민을 덜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모기나 벌레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침대 위에 놓여진 코끼리코(?) 모양 수건. 한국에 양머리가 있다면 동남아에서는 수건으로 대부분 이 모양을 만들어 둔다. 그리고 수건 위를 비롯하여 곳곳에 꽃잎 한장이 놓여있었는데 장식용으로 놓아둔 것도 있겠지만 향기가 장미향에 비견할 정도로 좋았다. 이꽃은 시든 이후에도 좋은 향기를 품고 있었는데 꽃 이름은 모르겠다. 숙소 주변에 자연적으로 위치한 것인지 인공적으로 심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꽃이 피어있는 나무가 몇 그루가 있었다.

방에서 올려다 보면 보이는 공용식당. 숙소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까닭에 이곳에서 내려다 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예쁘다. 아열대지역이라 그런지 우거진 숲, 그 사이로 울긋불긋 피어나 있는 꽃들. 그냥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화가 된다.

프린트물에 써 있는대로 식당으로 올라가 안내 데스크에 써 있는 와이파이 주소와 비밀번호로 인터넷 연결을 시도했다. 다행스럽게도 와이파이는 그런대로 잘 잡혔고 속도가 아주 빠르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검색이나 카톡을 하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또 식당에서만 잡힐 줄 알았던 와이파이 신호가 식당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내 숙소에서도 잡혀서 너무 좋았다. 세상과 동 떨어져 있다가 세상과 다시 이어지는 느낌.
한편으로는 비싼 돈을 들여서 했던 로밍이 전혀 쓸모가 없음에 그냥 공항에서 유심이나 꽂고 올걸이라며 잠시 후회했다. 하지만 지난 일에 대한 후회는 아무 쓸모없는 것임을 알기에 이 문제는 다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새벽부터 잠을 설친 관계로 잠시 누웠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깜빡 잠이 들었고 난 이날 저녁을 거르고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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