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영상을 찍은 곳은 말레이시아 사바의 라북 베이라는 곳이다. 그곳에는 프로보시스 원숭이 보호구역이 있는데 이름이 생소하지만 우리말로 '코주부 원숭이'라고 하면 기억이 날 것이다.
프로보시스 원숭이는 평소에는 숲 속에 있다가 먹이주기 시간이 되면 먹이를 놓아두는 인공조형물 인근으로 한 두마리씩 모여든다. 1.2 KM의 거리를 두고 2 곳이 존재하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은 현지의 가이드겸 운전자가 운행하는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고 관람을 한다.
하지만 난 운 좋게 혹은 운 나쁘게도 혼자서 30도가 훌쩍 넘어서는 그 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이동을 했다. 양 옆으로 팜오일 나무가 가득한 그 길을 혼자 걸으니 뱀이나 다른 야생동물을 만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들긴 했지만 차 안에 탄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먹이주기 시간이 정해진 탓에 힘들게 도착한 그곳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낭패감이 몰려들었다.
그때 내 눈에 뱀 한마리가 보였다. 크기는 1m 남짓 굵기는 엄지 손가락보다 좀 더 굵은 뱀은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숨기 보다는 뭔가를 위해 몸을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고, 난 그 뱀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리저리 바닥을 헤매이던 뱀이 의자를 오르면서 몸을 움츠리는가 싶더니 화살이 날아가듯 상체가 어디론가 향했고, 그의 입에는 도마뱀 한마리가 물려 있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뜻하지 않게 본 뱀의 사냥모습. 이미 나는 야생의 경계선 위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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